의사 살해 뒤 암매장 한 시신 꺼내 지장 찍어.. 40대 여성 '무기징역’ -법원 "계획 범죄, 엄벌 필요" 신재원 편집국장 wnews1367@naver.com

2022년 10월 15일(토) 05:25

[게티이미지뱅크]

[여성방송 = 신재원 기자] 함께 주식투자를 하던 50대 남성 의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40대 여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중대범죄”라며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박무영)는 14일 살인과 시신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8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4월 6일 부산 금정구 한 주차장에서 의사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경남 양산의 한 밭에 묻은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인터넷 주식 카페를 통해 알게 됐다. 이후 B씨는 A씨에게 돈을 빌려주며 주식에 공동 투자에 나섰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B씨가 1억원 상환을 독촉하면서 둘의 관계는 틀어졌다.

B씨가 주식 투자사실을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말하자 A씨는 남편이 채무 사실을 알게 될 것을 두려워 B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의 범행은 계획범죄였다. 먼저 지인의 차량을 빌려 A4용지로 만든 허위번호판을 붙인 뒤 시신을 옮겼고, 범행에 앞서 가발을 써 경찰 수사에 대비했다.

A씨는 잔혹한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범행 뒤 다음 날 새벽 주거지에서 B씨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B씨와의 주식 거래 관계 등에서 의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통화가 끝난 뒤 그는 B씨 아내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허위 주식계약서를 만든 뒤 B씨 시신을 묻었던 경작지로 갔다. 이후 흙을 파내 B씨의 시신을 꺼낸 뒤 엄지에 인주를 묻혀 위조계약서에 지장을 찍는 엽기 행각을 벌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전에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미리 섭외하면서 시신을 옮길 자동차의 번호판을 다른 번호로 변경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며 “시신의 지문을 이용해 사문서 위조 범행까지 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살인죄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될 수 없는 생명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로 엄벌이 필요하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