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대선 후보들에 ‘성평등 공시제’ 공약 채택 요구 양인석 기자 woman8114@naver.com

2022년 02월 18일(금) 06:03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시민단체들이 여성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대선 의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

[여성방송 = 양인석 기자] 여성 노동자들이 성별 임금격차와 남성 지원자 채용 우대 등 차별 장벽을 깨기 위한 공약을 각당 대선후보들에게 요구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한국여성노동자회 등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등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증오 선동의 정치만 자리하고 있다”며 “여성노동자의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한 급진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성차별 채용을 막기 위한 ‘성평등 공시제’ 도입을 촉구했다. 기업과 관공서들이 성별 임금, 지원자 성비 대비 합격자 성비, 직책별 승진까지의 성별 소요 연한, 고용형태별·직군별 성비 등을 공개하는 제도이다. 서울시가 2019년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산하기관의 직급별·직종별·재직년수별 성별 임금을 공시하기 시작했지만 민간으로 확대되지 않고 있다. 이들 단체는 여성 관련 통계를 수집하고 관리·분석·활용하기 위해 통계청 산하에 ‘젠더데이터센터’를 설립하라는 제안도 했다.

한국은 성별 임금 격차가 여전히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성별 임금격차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44.2%)부터 2020년(31.5%)까지 한국은 조사 대상 40여개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늘 가장 컸다. 남성을 우대하는 채용 관행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달 14일 남성 지원자 점수를 임의로 올려 여성 지원자를 탈락시킨 KB국민은행 임직원들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동아제약은 여성 면접 지원자에게 “군대를 다녀온 남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의 임금이 다른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가 지난해 3월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