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발포 거부' 고 안병하 치안감 광주서 첫 추모식…33년만 조미애 기자 woman8114@naver.com

2021년 10월 09일(토) 19:18

▲이용섭 광주시장이 9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5·18당시 발포명령을 거부하고 시민을 보호한 민주경찰 ‘고(故) 안병하 치안감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여성방송 = 조미애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발포명령을 거부하고 시민을 보호한 고 안병하 치안감의 추모식이 33년 만에 처음으로 광주에서 열렸다.

안병하 기념사업회 등은 9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민주광장에서 안 치안감의 33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식전 행사로는 민중가수 주하주씨, 테너 국경완 동신대 교수, 팝페라그룹 사과나무 등의 추모가와 이상조 남도 씻김굿 명인 및 배선주 한국무용가의 진혼제가 진행됐다.
추모식에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이용빈 국회의원, 김상집 (사)광주전남6월항쟁 이사장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이 시장은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면서 시민들의 목숨을 지켰던 위대한 영웅의 명예를 회복하고,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일이 너무나 늦었다"며 "온전히 홀로 모진 고통과 아픔을 감당하셔야 했던 고인과 그 고통의 무게를 함께 짊어져야 했던 유족들에게 송구하고 또 송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의 길, 옳은 길만을 걸었던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추모하면서 위민정신과 인권정신 정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09일 오후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5·18당시 발포명령을 거부하고 시민을 보호한 민주경찰 ‘고 안병하 치안감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 후 헌화을 하고 있다. / 광주광역시 제공

1979년 2월 전남도경 국장으로 부임한 안 치안감은 1980년 5월 25일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의 발포 및 강경진압을 거부했다.

그러다 이튿날인 5월26일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돼 보안사 동빙고분실에서 8일 동안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고문 후유증으로 시달리던 안 치안감은 1988년 10월10일 급성심정지로 별세했다.

이후 2002년 광주민주화운동유공자로 선정됐고, 2005년 동작동 국립묘지 현충원 경찰묘역에 안장됐다.

한편, 고 안병하 치안감의 추모식은 10일 오후 3시30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경찰 묘역에서도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