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맞은 윤석열 캠프…부동산 의혹에 조직력 타격 -권익위 '투기 의혹' 명단 12명 中 5명이 尹캠프 -안병길·정찬민·한무경 등 캠프 직책 내려놔 -이들은 캠프 내 중책을 맡은 터라 타격 불가피 -이철규·송석준 관련 尹캠프 "소명 지켜볼 것“ 최창호 취재본부장 news5147@naver.com

2021년 08월 25일(수) 10:19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 30일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

[여성방송 = 최창호 기자]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의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 불똥이 윤석열 캠프로 튀었다.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현직 의원 다수가 지도부의 탈당 권고, 제명 대상에 오르면서다. 이미 현직의원 세 명은 캠프 내 직책에서 물러났다. 이들은 캠프 중책을 맡은 터라 캠프 운영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긴 시간의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안병길 윤희숙 송석준 의원은 해당 부동산이 본인 소유가 아니고 본인이 (투기) 행위에 개입한 바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처분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강기윤 이주환 이철규 정찬민 최춘식 한무경 의원은 만장일치로, 모두의 뜻을 모아 탈당(권유)과 함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요구하기로 했다"고 했다. 특히 한무경 의원에 대해서는 "다음 의총에 제명안을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권익위 명단에 오른 12명 중 5명은 윤석열 캠프에서 중책을 맡은 상태였다.

송석준 의원은 기획본부장 겸 부동산정책본부장, 안병길 의원은 홍보본부장, 이철규 의원은 조직본부장, 정찬민 의원은 국민소통위원장, 한무경 의원은 산업정책본부장으로 캠프에 이름을 올렸다.

안병길 의원은 일찌감치 캠프 직책에 사의를 표명했다. 소명을 거쳐 처분 대상에서는 제외됐으나 그는 "사실관계를 불문하고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과 캠프에 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해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탈당 권유 대상인 정찬민 의원과 제명 대상인 한무경 의원도 직책을 내려놨다. 윤석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정찬민 의원과 한무경 의원이) 캠프 관련 직책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철규 의원과 송석준 의원의 경우 지도부에 적극적으로 해명 의사를 밝힌 상태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아직 캠프에서 입장을 밝히기 힘든 단계"라며 "두 사람의 소명 절차를 지켜본 뒤 (이들의 직책을) 판단하겠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권익위의 명단에 윤석열 캠프 소속 현직 의원들이 다수 포함됐다며 자칫 또다시 당 지도부와 캠프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의 강력한 징계를 윤석열 캠프가 앞서 이 대표에 날을 세운 데에 대한 보복으로 받아들여 반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그러나 의원들의 빠른 결정으로 '투스톤 싸움'의 재현은 막을 수 있게 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직 의원들의 판단 덕분에 윤석열 캠프와 이준석 대표가 또 입씨름을 하는 장면은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캠프의 힘이 빠진 것도 사실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현직 의원들을 영입해 세를 불리던 윤석열 캠프로서는 위기 아니냐"며 "캠프 내 '본부장' 역할을 주며 조직을 자랑했는데 타격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