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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은 해남 북일초등학교에 근무했던 인연으로 평생지기가 되셨고 지금도 매일 안부를 물으며 깊은 애정으로 서로가 의지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분들은 초임지였던 해남을 잊지 못해 해남 북일까지 드라이브하면서 5월의 싱그러움도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우리는 오전 11시에 김 선생님 아파트에서 만나 강진만을 향해 출발했다.
강진 성전에 있는 한옥마을과 월남사지 석탑과 절터를 관람하고 넓고 푸른 녹차밭에서 월출산의 절경을 바라보면서 강진만 해안도로에 들어섰다.
구름이 조금 끼어 있었으나 공기는 맑고 깨끗하여 확 트인 강진만 해안을 드라이브하면서 전개되는 바다풍경을 바라보면서 더불어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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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차 안에서 학창시절과 건강,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히 김장용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웅변과 주산을 가르치면서 국가관을 심어주셨기에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다.
학생부장을 10년 이상하셔서 엄한 스승으로 기억되지만 따뜻하시고 정이 많으시고 올곧은 분이시며 참교육자이시다.
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 고향 가는 길가에도 아카시아꽃, 찔레꽃이 여기저기에 만발하여 그 향기가 진동하며 코끝을 간지럽히고 있다.
우리는 꽃들의 향기가 가득한 봄의 흔적들을 여유롭게 즐겨 본다. 예쁘게 핀 꽃처럼 나의 인생도 향기를 발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봄의 향기에 취해 학창 시절로 돌아가 ‘스승의 노래’, 가곡 ‘고향의 노래’, 동요 ‘찔레꽃’ 를 부르니 두 분 스승님은 무척 흐뭇해하셨다.
우리는 오후 1시쯤에 사초리에 있는 식당에 도착하여 낙지 비빔밥을 먹으며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지락을 채취하는 주민들과 마량항에서 고금도까지 연결되는 연륙교와 다도해를 바라보면서 심신을 말끔히 씻을 수 있었다.
가던 길목에 용일 삼사리 부락을 방문하였고 방산에 들러 거대한 장고봉 고분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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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좌일에 계신 신 약사님을 찾았다. 미리 연락하지 않았지만, 우리를 먼저 보고 문을 여시며 반갑게 맞이하였다.
그분은 김장용 선생님과 동기동창이셨다. 84세이지만 육체는 물론 정신까지 강건하여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 흘렀다.
우리에게 박카스와 피로회복제를 제공해 주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특유의 화법으로 이어진 긍정의 에너지가 나에게도 전염되는 기분이었다. 지난해에도 들렸지만, 여전히 강건했다.
건강하게 늙어가는 것처럼 행복한 노후는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질병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 부부는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는 탓으로 돈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아낀 비용을 북일면 마을당 50만원 씩 기부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아껴 모아 둔 돈은 며느리나, 예쁜 손주들을 만날 때마다 둘만의 비밀을 남기며 아낌없이 주면서 가족 간의 친밀도를 쌓아가며 지금은 가장 신뢰받는 시아버지, 할아버지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장례비용 외에는 한 푼도 남김없이 사용하고 미련없이 떠나고 싶다고 했다. 근무 중에는 지역주민들과의 소통하면서 고민도 해결해주면서, 때로는 약사로서 육체와 정신 건강의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며 자신의 건강도 유지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부인과 함께 맛집을 찾아 전국 방방을 누비며 행복한 노후를 보내니 부부 금실도 쌓아가고 있다고 했다.
성경 말씀에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복 되다”고 했듯이 받는 것보다 주어 누리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실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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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별인사를 하고 근처에 있는 북일초등학교를 방문했다. 60년 전에 봉직하였던 학교라 두 분의 감회가 새롭다고 하셨다.
교문 뒤에 있는 송림은 옛 모습 그대로이나 학교의 환경은 많이도 변하였다. 당시에는 천여 명 이상의 학생 수에 교직원들의 숫자도 많았으나 이제는 저출산과 노령화 현상으로 학생 수 감소로 겨우 학교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선생님께서는 고향과 모교를 다녀오게 되어 무척 행복해 하셨고 집에 돌아가 고맙다는 문자를 필자에게 보내왔다.
행복해 하시는 스승님을 보니 더불어 행복했다.
두 분 스승님은 그림자도 밟지 않을 정도로 학식과 덕망이 높아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었다. 지성의 거점이었고 지역사회의 지도자의 역할까지 하셨다.
참된 사랑으로 헌신적으로 제자들은 가르쳤다. 제자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사랑의 회초리를 잡으셨지만 우리는 스승의 지도를 받으며 올곧게 성장하여 대한민국의 압축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특별본부윤은상 기자 woman81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