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여성방송 = 최창호 기자]  “세계가 색안경을 끼고 한국 AI 기술을 보게 될 것” (인공지능(AI) 학계 전문가)
표절 논란이 불거진 서울대 인공지능(AI) 논문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아들이 공저자로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국가 정보통신기술(ICT)의 ‘대표 얼굴’격인 부처 장관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일 이름이 거론돼 ‘기술 강국’으로서 세계 무대에서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이다. 특히 ICT 학계 전문가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는 격한 반응을 내놓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표절 논란이 불거진 논문은 윤성로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국제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학술대회(CVPR) 2022′에 발표한 영문 논문이다. CVPR은 해당 논문을 우수 논문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유튜브 채널에 논문 표절을 고발하는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논문 공저자에 이 장관의 아들이 포함된 것이 전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국가 ICT를 대표하는 부처다. 해당 부처 장관 아들이 ICT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AI 분야 연구 논문을 표절한 셈이다.

논문이 발표된 곳은 세계 최고 권위의 AI 학회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무대인만큼 국가 기술 신뢰도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학계에서도 격양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I 분야 유력 인사는 “연구의 기본을 안지킨 것”이라며 “윤리적인 문제를 넘어 실제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국내 과학 기술 전반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글로벌에서 한국 AI 분야는 다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라며 “최소한 AI 분야에선 신뢰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이 장관의 ‘뒷짐 대응’이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장관은 아들 논문 표절과 관련해 “조사를 지켜보고 결과를 보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장관은 “의혹이나 이런 얘기를 함부로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옥죄는 것”이라는 원론적이고 동떨어진 답변만 내놨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본인과 관련이 없다는 듯한) 제3자 화법”이라는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번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해 서울대는 총장 직권 조사에 착수, 연구진실성위원회(연진위)에 특별조사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