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26일 저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

[여성방송 = 백영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안이 나왔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기초로 만든 이 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최소한으로 축소하고 확대 해석 가능성을 없애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해당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강행 처리했다.

이번 개정안의 토대가 된 지난 22일 박 의장의 중재안에는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6대 범죄(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범위에서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만을 한시적으로 남기는 방안이 포함됐다.

기존 법에는 ‘6대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라고 명시돼 있는데 이를 ‘2대 범죄’로 줄이는 취지였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에서 2대 범죄 축소 뿐만 아니라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이 아닌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으로 문구를 바꿨다. 윤석열 정부가 시행령으로 수사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부패·경제범죄 수사와 관련해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청의 직접 수사 부서 및 소속 검사·수사관 등 현황을 분기마다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도 넣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검찰 수사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한 4개 범죄(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중 선거범죄는 올해 12월 31일까지는 검찰에 남겨두기로 했다. 이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정의당의 제안을 수용한 대목이다.

아울러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일부 허용하는 대신 수사 범위를 ‘동일한 범죄사실’로 한정해 이른바 ‘별건 수사’를 막는 방안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도 ‘수사 중인 사건의 범죄혐의를 밝히기 위한 목적으로 합리적인 근거 없이 별개의 사건을 부당하게 수사해서는 안 되고, 다른 사건으로 확보한 증거나 자료로 관련 없는 사건의 자백이나 진술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넣었다.

민주당은 또 ‘검사는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한 공소의 제기에 관여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 검사의 수사와 기소권 분리를 명문화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했고, 국민의힘이 반발하면서 회의는 정회됐다. 국민의힘 측은 “추가적인 논의는 의미가 없다”며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국회법 제57조의2 1항에 따르면 안건조정위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을 심사하기 위해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소집할 수 있다. 조정위원회의 활동 기한은 그 구성일부터 90일이다.

안건위 구성은 여야 의원 각 3명(야당의 경우 비교섭단체 1인 포함)으로 구성되며 여야 간사는 이날 밤 안건조정위원회 명단을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를 위해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꼼수탈당’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