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을 직접 발표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여성방송 = 신재원 기자]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팀이 출범부터 난제를 맞닥뜨리게 됐다. 물가를 잡으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도 편성해야 하고, 부동산 규제는 풀면서 집값은 안정시켜야 하는 딜레마에 처하게 됐기 때문이다. 모순된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통령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당선인의 공약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새 정부 초대 경제팀의 첫번째 과제는 ‘경제 상황에 따른 공약 조율’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물가와의 전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50조원 규모 추경부터 녹록지 않다. 당선인은 대규모 추경을 통해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약속했는데, 치솟는 물가는 추경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1% 올라 2011년 12월(4.2%) 이후 10년3개월 만에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를 관리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경으로 시장에 대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올해 1차 추경 16조9000억원을 제외한 33조원 규모 추경을 한다 해도 물가 상승 압력은 높다. 금리를 올리고도 물가는 잡지 못하고 가계에 이자 부담만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거시적으로 보면 금리로 대응해야 하고, 재정에서도 좀 더 긴축적으로 가야 한다”면서도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이나 민생 안정 대책, 방역 관련 부분은 시급한 과제이므로 물가 불안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강조한 부동산 규제 완화도 셈법이 복잡하다. 추 내정자는 “부동산 세제를 과도하게 동원해 국민에게 부담을 주고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자를 갈라치기 하면서 접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과도한 보유세·양도세를 정상화하고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하며 민간의 임대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 완화를 통한 집값 안정화 공약이 되레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부 속도조절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 내정자는 “다만 부동산 시장 정상화 정책을 너무 급속하게 가면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방향성은 말씀드린 대로 하되 그런 부분을 유의해가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세’도 새 정부 경제팀의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인이다.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이 내놓은 공약을 이행하려면 266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증세가 필요한 상황에서 윤 당선인은 오히려 부동산 세제 완화와 주식양도세 폐지 등 감세 공약을 내놓은 셈이다. 선거 과정에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확장재정을 펴기도 쉽지 않다.

결국 복지공약과 감세공약 둘 중 하나는 폐기되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건전성을 금과옥조로 삼아온 국민의힘이 대규모 국채 발행을 용인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복지공약을 폐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이런 방향으로 간다면 소득양극화, 자산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