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여성방송 = 최창호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5일 취임 일성으로 “강한 야당”과 “개혁법안 처리”를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로운 여야 관계 설정의 첫 관문은 3~4월 국회를 민생과 개혁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현직 대통령과 격의 없는 소통”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정권의 잘못은 따끔하게 지적하되 잘한 일은 평가하고 필요한 일은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공개회의에서 “강한 야당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고 신현영 비대위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비대위 회의에서 “어제(지난 24일) 윤 당선인과 통화하면서 국회와 적극 소통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여야가 얼마나 협력하는가는 전적으로 윤 당선인 의지와 국민의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172석 거대 야당이 될 민주당의 원내 수장으로서 협치보다 견제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3~4월 임시국회 개최 협상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민생 입법 협상을 개시하겠다”면서 “대장동 특검과 정치개혁 입법도 국민의힘이 한 발짝 앞으로 나오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이 약속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경을 고리 삼아 개혁법안 처리 속도전을 시사한 것이다.

정치·검찰개혁 법안 처리 여부는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는 기초의회 3~4인 중대선거구제 확대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당 일각에서는 3~4월 임시국회에서 정치·검찰개혁 법안의 단독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취임하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원내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옳은 방향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신 대변인이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개혁과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하면서 당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박 원내대표를 만나 윤 당선인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했다. 장 실장은 “(윤 당선인이) 박 원내대표가 신임 원내대표단을 인선한 뒤 꼭 식사 자리에 모시겠다고 한 말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빨리 협치의 산물로 추경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장 실장에게 ‘뼈있는 말’을 건넸다. 박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이 늦어지는 상황을 겨냥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격의 없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회동 후 “격의 없이 두 분이 만나면 많은 부분이 풀릴 텐데 이렇게 국민을 걱정시키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장 실장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재선의 진성준, 박찬대 의원을 각각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정책수석부대표로 임명했다. 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박찬대 의원은 이재명 전 경기지사 대선 경선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는 등 이재명계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