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성방송 = 최창호 기자] 20대 대선에서 5년 전보다 훨씬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정의당이 15일 설상가상으로 당내 '갑질' 의혹까지 터지며 이중 위기를 맞았다.

진보·개혁 정당을 표방해왔지만 정작 내부 구성원들은 근로 계약을 맺을 때 불공정 행위를 당했다고 폭로하는 등 당이 험로에 놓이게 됐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이날 당직자에 대한 괴롭힘 의혹에 사퇴했다.

당직자 일부는 지난 14일 내부 단체대화방을 통해 강 대표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폭로했다고 한다.

채용 과정에서 강 대표가 1년 이상 근무할 수 있다고 안내했으나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가 자신의 차를 대신 운전해달라고 하는 등 사적인 일을 시켰다는 의혹, 늦은 밤에 업무지시를 했다는 주장 등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은 일단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지만, 당 이미지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주 4일제나 노동자의 권리 등 진보적인 가치를 표방해 온 당이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에게 불공정한 행위를 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사퇴를 알리는 강 대표의 SNS 글에는 "남의 티끌 같은 잘못은 비판하더니…내로남불"이라는 등 비판적인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정의당은 대선 기간 진보·개혁의 가치를 외쳐 왔으나 일반 대중으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여성과 청년의 지지를 잃었다.

심상정 의원은 지난 20대 대선에서 2.37%를 득표, 2017년 6.17%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받아들었다. 20대 대선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여성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지사에 표를 몰아준 바 있다.

'포스트 심상정'이라고 부를 만한 이렇다 할 인물도 없는 데다 젊은 정치인의 갑질 의혹까지 나오면서 당분간 당이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가 분출하면 쇄신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이 역시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