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경 광주비엔날레 감독

[여성방송 = 김자심 기자] 광주비엔날레의 15년만의 한국인 예술총감독인 이숙경(53·사진) 큐레이터가 "광주정신을 탈국가적 시각으로 재조명 하겠다"는 일성을 내놨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컨퍼런스룸에서 감독 임명 발표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4월 개막하는 제 14회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지휘봉을 잡게 된 이 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코로나 팬데믹, 미국에서 벌어졌던 인종차별 반대 운동, 기후변화에 대한 커져가는 위기감, 식민지의 잔재라 할 수 있는 원주민 권리운동이 세계 곳곳에서 일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들을 보면 전 지구, 인류의 위기가 하나의 엉킴이 아닌가 싶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제가 혁신적 방향의 큐레이팅으로서 생각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엉킴으로서 다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엔날레 구성의 두가지 방향을 제시하며 "광주민주항쟁도 광주정신이라는 하나의 사상적 뿌리에서 나와 5.18로 분출된 것으로 본다"며 "그 사상적 뿌리가 무엇인지가 제 시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광주를 예전부터 예향의 도시라 했는데 예부터 문화와 예술이 어떤 역할을 했기에 이런 광주정신이 나왔는가, 그 문화적 맥락을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법론적으로는 서구와 비서구 등 중심 대 주변의 구도와 관계가 아닌, 지역과 세계를 평등하게 보고, 전체 인류를 하나의 공동체, 지구인으로 봤을 때 우리가 어떤 연대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이번 비엔날레의 정신은, 광주정신의 통시대적이고 탈국가적 재조명과 재해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동시대적이고 탈국가적 시각을 통한 광주정신의 재조명 △행성적 차원을 통한 공동체와 연대의 재규정 △감각과 이성, 감성을 통한 체험의 현장이라는 세가지 요소로 비엔날레가 요약될 것이라며 "오는 8월쯤 참여 작가 명단을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 임명은 외국인 큐레이터들이 주로 감독을 맡았던 최근 광주비엔날레 역사에 이례적 사례다. 이 감독은 현재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 수석 큐레이터지만 홍익대를 졸업하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사로 5년 근무한 경력의 인사다.

그는 "해외에 나가서 자기 정체성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게 되곤 하는데, 광주정신에 대해서도 외부에서 보기, 새 세대가 보기란 뭘지, 다른 건 뭐고 같은 건 뭘까 생각이 크다"며 서구권에서 한국인 여성 이방인 큐레이터로서의 경험 등이 전시에 녹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비엔날레는 기지재단과 함께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제정해 오는 제14회 광주비에날레에서 첫 시상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