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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시장을 장악한 건 '사자왕'이다. 코로나19로 개막 공연이 3일이나 늦춰지는 우여곡절 끝에 막이 오른 '라이온킹'은 예매 순위 1위를 지키며 순항하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로비에서는 가족 관객들이 심바, 티몬, 품바 인형을 사려는 줄과 포스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줄 수십 m가 만들어지는 진풍경이 매일 벌어지는 중이다.
3월 18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의 왕' 명성에 맞설 라이벌도 상륙한다. 한국에서 유독 뜨거운 사랑을 받는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이다. 지난해 11~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에서 유료 객석 점유율 99%를 기록했는데, 여세를 몰아 2월 말 단 2주 동안 앙코르 공연으로 돌아온다.
이번 공연은 국내에도 팬덤을 보유한 스타 로랑 방이 그랭구아르와 페뷔스 역을 거쳐 프롤로 역으로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은다. 꼽추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와 성당의 대주교 프롤로, 근위 대장 페뷔스의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뮤지컬이다.
현대무용, 발레, 애크러배틱, 브레이크 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고난도 안무가 독창적인 매력을 선사한다. 2월 25일부터 3월 13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최고의 스타 군단이 총출동하는 맞수는 '데스노트'와 '썸씽로튼'이다. '데스노트'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이름을 쓰면 죽게 되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워 악당들을 처단하는 천재 고등학생 야가미 라이토와 그에 맞서는 명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2017년 이후 5년 만의 공연이라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초연 당시 모든 회차 전석 매진의 신화를 쓴 김준수와 함께 드라마 '그해 우리는'으로 스타덤에 오른 김성철 배우가 나란히 엘 역할로 무대에 선다. 야가미 역은 홍광호·고은성이 캐스팅됐고, 괴짜 사신 류크 역은 강홍석·서경수가 맡으며, 아마네 미사 역에는 걸그룹 '러블리즈'의 케이가 낙점됐다. 4월 1일부터 6월 2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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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로튼'은 셰익스피어 시대에 뮤지컬이 탄생했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코미디극이다. 국민 작가 셰익스피어의 명성에 도전해 고군분투하다가 가짜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를 찾아가 엉뚱한 예언을 듣고 최초의 뮤지컬을 탄생시키는 닉 바텀의 이야기다. 지난해 말부터 아이돌 출신 스타들이 티켓 파워를 이끌고 있다. 닉 바텀 역에는 강필석과 함께 김동완, '팬텀싱어'의 이충주·양요섭이 무대에 서고, 셰익스피어 역은 최재림과 함께 '워너원'의 윤지성이 맡는다. 4월 1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예술가들의 삶도 나란히 창작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3월 1일부터 5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 오르는 '프리다'는 올해 초연작 중 최고의 기대를 받고 있다. 멕시코의 위대한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스모크'와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등을 만든 추정화 극작·연출가, 허수현 음악감독, 김병진 안무가 등 드림팀이 뭉쳤다. 최정원 김소향 전수미 리사 임정희 등 여성 배우 라인업도 막강하다.
네 번째 시즌을 이어가는 '팬레터'는 일제강점기 시절 이상과 김유정, 김기림 등이 속했던 경성의 문학회 '구인회'에서 영감을 얻은 팩션 뮤지컬이다. 천재 소설가 김해진과 그를 동경하는 소설가 지망생 정세훈, 비밀에 싸인 천재 여류작가 히카루 등을 주축으로 순수 문학을 향한 문인들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린다. 김태형 연출과 한재은 작가 콤비가 한 세기 전 예술가들의 꿈과 사랑을 애틋하게 그렸다. 3월 20일까지 코엑스아티움.
여채영 기자 woman81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