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 숙이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여성방송 = 조미애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관련해 17일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지지율이 역전될 정도로 여론이 악화하자 전격 사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아내가 경력 기재를 정확하게 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한 것만으로도 제가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허위 이력 논란이 윤 후보가 그간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을 위협하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는 지난 15, 16일 기자들과 만나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백브리핑 형식으로 이뤄지면서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후보는 이날 후원금 모금 캠페인을 마친 뒤 당사 기자회견장에 올라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꺼내 읽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백브리핑 형식이 아니라 공식 입장으로 사과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후보가 확인이 되는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에 대한 보고를 받고는 ‘너무 시간이 걸리겠다. 국민 정서상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한다면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다’면서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 자체에 대해 일단 사과 말씀을 올리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후보가 아침에 출근해서는 ‘이틀에 걸쳐 사과를 했는데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정중하게 다시 한 번 해야겠다’고 먼저 이야기를 했다. 원고도 후보가 다 써왔다”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과 시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신속한 대응을 요구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이날 사과로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윤 후보가 김씨의 의혹을 명확하게 인정하고 사과한 것인지에 대한 추가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 의견도 갈린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이력서) 제목을 좀 근사하게 썼는데”라며 단순히 표현을 부풀린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사과를 반복할 것인지 등 구체적 대응 방침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권 총장은 “근거 없이 ‘그렇더라 저렇더라’ 하며 지적하는 것까지 (사과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만 했다. 김씨가 직접 사과할 가능성에 대해선 “남편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포괄적으로 하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