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을 맞아 오는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다. 사진은 지난 2018년 2월 5일 '국정농단' 항소심 선고 뒤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는 이 부회장./연합

[여성방송 = 신재원 기자] 이재용(53)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가석방 대상자로 확정돼 오는 13일 석방된다. 올해 1월 ‘국정농단’ 사건 관련 혐의로 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이 회장이 복귀하면서 삼성그룹은 경영의 최대 악재인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한편 공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9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4시간30분에 걸쳐 비공개 회의를 열어 이 부회장 등을 포함한 수형자들에 대한 가석방을 결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가석방심사위의 결정을 그대로 승인했다.

박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에게 허가된 가석방은 임시적인 석방에 불과해 보호관찰을 받고 거주지 이전과 해외 출국 등의 제한을 받는다.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해외 출국을 하려면 사전에 법무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9일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심사 허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그 대가로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 비용, 미르·K스포츠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명목으로 뇌물을 건넨 혐의 등이 인정돼 2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다만,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통한 경영권 불법 승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와 관련해 각각 별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형법 제74조는 ‘가석방 중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가석방처분은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석방 형기 종료일인 내년 7월 전에 새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을 경우 가석방이 취소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형기 종료일이 내년 7월임을 감안하면 경영권 부당승계 의혹 사건이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피고인이 11명인데다 법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쟁점이 복잡해 1년 안에 1심 선고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서다. 이보다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 재판이 관건이 될 수 있다. 쟁점이 간단해 선고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재판은 오는 19일 첫 공판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