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일반 공모 청약 첫날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연합

[여성방송 = 신재원 기자]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혀온 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 금융 대장주에 등극했다. ‘따’(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에는 실패했지만 상한가로 마감하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만큼 향후 주가 상승 탄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과 정부 정책 방향이 주가 흐름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뱅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초가 5만3700원 대비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시초가는 이보다 37.69%(1만4700원) 높은 5만3700원에 형성됐다. 종가는 공모가를 78.97% 웃돌았다.

카카오뱅크는 장 초반 시초가 대비 13.56%까지 빠지는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내 상승 전환해 오후 내내 강세를 나타냈다. 결국 상승 폭을 키우며 상한가로 마감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날 카카오뱅크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3조1620억원이다. 상장하자마자 단숨에 금융 대장주 자리에 올라섰다. 기존 대장주였던 KB금융(21조7052억원)과 2위 신한지주(20조182억원)를 가볍게 제쳤다.

전체 시총 순위는 우선주를 제외하고 11위까지 올랐다. 포스코(29조9051원)와 삼성물산(27조52원), 현대모비스(26조2103억원), LG전자(25조6927원) 등도 넘어섰다. 시총 10위 기아(34조6991억원)와도 1조5000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지난달 26~27일 진행된 카카오뱅크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는 총 58조302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청약 증거금 규모는 역대 5위로 182.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복 청약이 적용되지 않은 IPO라는 점을 감안하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앞선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카카오뱅크는 역대 최고 수준인 2585조원의 주문이 몰렸다.

반면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며 금융투자업계에선 상장 첫날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잇따랐다. 이에 따상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예상됐다. 카카오뱅크를 은행주로 보는 시각과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시각도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결국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이 주가 상승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한국 역사상 경험해 보지 못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이제 실적 가시화를 시현한 금융 플랫폼“이라며 ”지난 4년간 카카오뱅크가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여준 성장성과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부채 구조조정 정책이 상승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상장을 통한 자본 확충은 해외 진출 등 플랫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동시에 대형 은행으로 부상한 것은 정부 규제 강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정부가 금융 안정성 제고를 위해 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한다면 비대면 금융 상품 공급은 위축되는 수순을 밟는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정부의 정책 기조가 신용팽창으로 인한 부동산 버블 문제 해소를 위한 가계부채 구조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이 주택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는 이전보다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