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 전경

[여성방송 = 양인석 기자]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장 A씨가 인근 재개발예정지인 지산1구역의 조합원이 되기 위해 다가구주택(단독주택 포함)을 다세대주택으로 용도 변경하는 등 '쪼개기 매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학동3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장도 지낸 바 있어 광주 지역 또 다른 재개발사업 개입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학동4구역 붕괴참사를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와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 등에 따르면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장 A씨는 지난 2007년 조합설립인가가 떨어진 학동3구역 조합장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재개발 예비지역인 학동4구역 636-11번지가 다가구주택(단독주택 포함)에서 다세대주택으로 용도가 변경됐고 A씨와 가족, 친인척 등이 이를 일제히 매입해 학동4구역 조합원이 됐다.

이후 A씨는 2018년 10월 학동 4구역 조합장 선거에서 조합장에 당선됐다.

하지만 재개발 조합장의 경우 준공일까지 연임하는 게 관례지만 2년 만에 조합장 선거가 열리는 등 과정이 석연치 않다.

특히 조폭 의혹을 받고 있는 미래로개발 문흥식(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씨가 용역을 동원해 A씨의 당선을 직·간접적으로 도왔다는 조합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학동4구역 조합원 B씨는 "3년 전 조합장 선거에서 후보자들은 서로 용역을 동원하지 않기로 했지만 문흥식씨가 동원한 용역들이 A씨를 당선시켜야 한다며 온갖 협박을 했다. 현장에서 반발이 심했지만 결과가 뒤집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A씨가 지산1구역 쪼개기 매입을 통해 분양권을 획득, 조합원이 된 과정이 학동4구역에서도 있었다는 조합원들의 주장도 나왔다.

조합원 C씨는 "A씨가 지산1구역 재개발조합 조합원이 되는 과정과 학동4구역에서 있었던 과정이 너무나 똑같다"면서 "지산1구역에서도 문씨 등과 결탁해 조합장으로 당선돼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광주경찰청 부동산투기특별수사대는 지난 17일 동구 지산1구역 재개발지역 내 부동산 투기와 관련, 부동산실명제 위반 혐의 등으로 학동4구역 조합장 A씨와 친인척 등을 입건했다.

이들은 지산동에 있는 다세대주택(원룸) 12가구를 2019년 6월7일 일괄 매입했다. 이 원룸은 애초 재개발 과정에서 분양권이 하나만 주어지는 다가구주택으로 분류됐지만 매입 2주 전인 5월20일 세대별로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다세대주택으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지산1구역 조합원이 된 이후 조합 내에서 영향력을 끼치려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