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3주 연장…"이미 무용지물" vs "현재로선 최선"

사회
거리두기 3주 연장…"이미 무용지물" vs "현재로선 최선"
이달 23일까지 사적모임 금지조치 등 연장
"의미없는 거리두기"vs"방역 느슨해선 안돼"
전문가 "만일의 집단감염 대비 위해선 필요"
  • 입력 : 2021. 05.01(토) 07:36
  • 최성훈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가 3주 연장된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용산구는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주최로 '이태원 상권 살리기 결의대회'를 가졌다. 2021.04.13.
[여성방송 = 최성훈 기자] 정부가 거리두기 방역단계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를 3주간 더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거리두기 연장에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의견과 방역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1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시민들 일부는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을 열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이달 2일 종료되는 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3일부터 23일까지 3주간 연장 시행될 예정이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취업준비생 전모(25)씨는 "확진자가 여전히 많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최대한 외출을 삼가하려고 하는데 밖에 나가보면 카페, 음식점에 사람이 많다"며 "강남 등에선 불법 유흥주점이 여전히 성행 중일 만큼 거리두기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상황인데 기간만 계속 늘려서 무슨 소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대학원생 배모(26)씨는 "다소 강도 높은 거리두기가 꾸준히 연장돼 왔는데 일일 확진자 수가 여전히 600~700명대선을 유지하는 걸 보면 다른 조치도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며 "그런데도 거리두기 효과를 따지진 않는 걸 보니 거리두기 연장이 관성적인 절차가 돼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방역당국의 조치에 생계부터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마포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31)씨는 "방역단계가 유지될 거라고 예상은 했기 때문에 이번 소식에도 별 감흥은 없지만 지금껏 수입이 계속 줄었던 걸 생각하면 이번에도 회복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전북 전주에서 요식업을 하는 이모(45)씨는 "시간 제한을 두고도 확진자가 수백명씩 나오면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결국 거리두기에 피해를 보는 건 자영업자들"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반면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거리두기 연장은 당연한 조치라는 의견도 나왔다.
경북의 인구 10만명 이하 군 지역 12곳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전국 처음으로 허용하는 시범 기간에 들어간 26일 경북 고령군의 한 음식점에서 손님들이 거리를 유지한 채 식사를 하고 있다. 2021.04.26.

서울 강북구에 사는 대학생 정모(26)씨는 "5월은 가정의 달인 만큼 사람들의 외출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혹시 모를 집단 감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선 거리두기를 지금과 같이 시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거리두기를 연장할 순 있지만 방역지침을 지금보다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직장인 홍모(29)씨는 "많은 사람들이 거리두기에 익숙해져 있는데 여기서 더 엄격히 시행한다고 하면 자영업자 등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 입장에선 이를 외면할 수 없어 현 방역 지침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것에 익숙해져 있는 시민 의식 때문에 오히려 방역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현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불법 유흥업소 적발 등 방역 구멍을 막을 수 있는 촘촘한 설계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거리두기, 사적모임 금지조치 등 방역조치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언제든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그나마 현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건 국민이 마스크를 열심히 쓰는 등 일상 생활 속에서도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에서 더 나아가 개인적, 사적인 모임은 지치고 힘들더라도 자제해야 집단 감염 사태 등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성훈 기자 lnn14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