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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방송 = 김명희 기자] 김치를 담거나 구매한 뒤 실온에서 하루 정도 두고 보관하면 유해균이 사멸해 더 안전하게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은 지난해 6~11월 대형할인매장과 온라인에서 유통 중인 국내산 포기김치 2종을 상대로 ‘유통 김치의 발효 기간에 따른 병원성 세균과 유산균의 상관관계 조사’ 연구를 실시했다.

김치에 고위험 식중독균인 살모넬라, 쉬겔라,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 대장균을 인위적으로 접종한 뒤 30일 동안 식중독균의 생균수와 유산균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김치의 발효 온도가 높을수록, 발효 기간이 길어질수록 식중독을 유발하는 병원성 세균의 증식이 억제되고 사멸 가능성이 높아졌다.

섭씨 25도 실온에서 보관한 김치에서 살모넬라균은 이르면 하루에서 이틀 만에 사멸됐다. 대장균, 쉬겔라,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도 생균수가 급격히 감소, 3~6일 정도에 사멸했다.

이때 유산균수는 하루 만에 최대 생균수에 도달했고, pH(수소이온농도)는 3.93~4.33 사이를 유지했다. 상온에서 단기간 김치 발효 시 유산(또는 젖산) 생성 및 기타 유기산 축적에 의한 급격한 pH 감소가 병원성 세균의 사멸을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반면 가정에서 김치를 보관하는 냉장 온도인 섭씨 4도에서 살모넬라는 10~16일 지나 사멸한 것으로 나타났고, 쉬겔라와 대장균은 각각 23일, 27일 사멸(김치 종류에 따라 생존한 경우도 있음)했다.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는 30일 동안 생균수를 유지하기도 했다.

저온에서는 유산균 발효가 점진적으로 진행돼 최대 유산균수 도달 기간이 살모넬라를 제외하면 6~13일이 걸렸고, 유산균 발효로 생성된 유산은 식중독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않았다.

오조교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은 “김치는 국민적 정서를 담은 한국 고유의 발효식품이다. 갓 담근 김치나 구매한 유통 김치를 하룻밤 정도 상온에 둔 후 냉장 보관하면서 먹는다면 맛과 건강 모두를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5월께 ‘2020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보’를 통해 발간될 예정이다.